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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일본군 위안부였소…백봉기 할머니의 '빨간 기와집'
시사한국 문화팀  |  webmaster@sisa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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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9.01  10: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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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기와집 / 가와다 후미코 지음 / 오근영 옮김 / 꿈교출판사 펴냄

백봉기 할머니(1914~1991)는 자신이 일본군 위안부였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힌 주인공이다.

가난한 집의 딸로 태어나 남의집살이를 전전하던 중 ‘일하지 않고 돈을 벌 수 있는 데’ ‘나무 밑에 누워서 입을 벌리고 있으면 저절로 바나나가 떨어지는 데’가 있다는 말에 속아 자신도 모르는 새 위안부의 길로 들어섰다.

‘대일본제국’의 신민으로서 1944년 가을 도카시키 섬으로 끌려가 ‘빨간 기와집’이던 위안소에서 성 노예가 됐으며 패전 후 일본에서 잘려나간 오키나와에서 아메리카 세상이라 불리던 시대를 살았다. 1972년 오키나와가 일본 땅으로 복귀되자 불법체류자 취급을 받고 강제 퇴거 대상이 됐다.

배봉기 할머니에게는 3년의 유예기간 안에 신청하면 특별 체류 허가를 내주는 조치가 취해졌다. 출입국관리사무소 담당관의 취조를 받았다. 그 과정에서 위안부로 끌려갔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특별 체류 허가를 받는 대가로 ‘전 위안부’의 증언자로 전면에 나서게 됐다.

배 할머니는 “칼로 목을 콱 찌르고 싶은 심정으로 참고 살았다”고 전한다. 때로는 언론도 기피했다. 그녀의 사연은 70여 시간의 테이프로 남았다.

‘빨간 기와집’에는 과장 없이, 꾸밈도 없이 배봉기 할머니의 고지식할 정도로 솔직한 증언이 담겨있다. 군 위안소와 관련된 사람들의 목소리를 차곡차곡 담았다.

‘일본으로 끌려간 한국인 위안부’의 이야기만 들려주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전쟁의 상처는 국경을 넘어 힘없는 사람들에게 더 참혹하게 남는다. 군 위안부 문제에 우리가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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