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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하면 갈 곳 없는 지적장애 아이들…취업문 넓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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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2.26  10:5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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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발머리 소녀의 눈빛이 카페에 들어서는 사람들의 움직임을 조용히 따라간다. 커피 주문이 들어오자 익숙한 손놀림으로 커피를 내린다. 카운터 앞에서 계산을 하고 테이블에 앉아있는 손님에게 서빙을 하는 모습도 여느 아르바이트생과 다름없다. 편안하게 웃고 떠드는 동네 주민들도 곳곳에 눈에 띈다. 동네 사랑방 같은 정겨움이 흐른다.

지난 23일 오후 대전 가오동 특수학교 혜광학교 1층에 자리잡은 카페 '뜰'. 이 카페는 지난 2011년 처음 문을 연 국내 제1호 '학교기업'이다.

이날 커피 주문을 받은 주인공은 혜광학교 졸업생 이수진씨. 이씨는 지적장애를 이겨내고 자립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아메리카노 커피 한 잔 가격은 1500원. 가장 비싼 커피도 2500원 정도다. 가격은 저렴하지만 커피 맛은 깊고 부드럽다.

이날 카페를 찾은 권순오 대전교육청 장학관은 이씨가 일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흐뭇함을 감추지 못했다. 혜광학교 교사시절 이씨를 지도했던 권 장학관은 "수진아 손님들한테 네 소개 좀 해봐", "계산 너무 잘했다"며 뿌듯해했다.

혜광학교는 이씨와 같은 지적장애 학생들의 사회진출을 돕고 있다. 고등학교 과정을 마친 학생들을 대상으로 2년과정의 전공과정을 운영 중이다. 학생들은 소질과 적성에 따라 조립생산, 세탁, 비누공방, 바리스타 등의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

꿈의 터전은 혜광학교 내 카페 '뜰'을 비롯해 호박집게, 오이집게 등 농자재를 생산·납품하는 '조립생산실', 학생들이 손으로 세탁·건조·항균 탈취 등 모든 작업을 하는 운동화 빨래방 '클린케이', 천연비누를 생산·판매하는 '파인솝' 등 총 4개의 학교기업이다.

서혜란 교사는 "조립생산실, 파인솝은 협력업체와 MOU를 맺고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며 "특히 운동화빨래방은 마을의 다른 빨래방에 비해 저렴한 가격에 서비스를 공급해 주민들의 호응도가 높다"고 말했다.

문제는 지적장애 학생들이 부모의 품을 벗어나 독립적으로 살아가려면 직업을 가져야 하는데 일자리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란 점이다. 대부분의 고용주가 일반인에 비해 대인관계나 의사소통 능력 등이 떨어지는 지적장애인을 채용하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다.

이날 교육부, 대전교육청, 혜광학교 관계자 등이 모인 가운데 열린 간담회에서 혜광학교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제대로 살아갈 수 있게 도와달라고 정부에 호소했다.

양태석 학교운영위원회 위원장은 "(지적장애 아이들은)졸업을 하면 갈 곳이 없어 졸업식 때가 제일 안타깝다"며 "중증 장애를 앓고 있는 아이는 복지관에서도 받아주지 않아 부모는 감당이 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양 위원장은 "아들을 폴리텍 대학에 보내려 했는데 성적 증명서가 없어 입학을 못했다"며 "아이들에게 배움의 장을 마련해주고 취업문을 많이 열어달라"고 요청했다.

학부모 김경란씨는 "아이가 졸업한 이후가 제일 걱정스럽다"며 "(아이가)자폐2급으로 취업은 생각도 하지 못하는데 그나마 갈 수 있는 보호작업장도 10~20명 정도만 받아 대기자에 (아이)이름은 올렸지만 언제 부를지 모른다"고 답답해했다. 김씨는 "정부가 대학의 평생교육원을 활용해 장애 정도에 맞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해줬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장애학생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전환, 약자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며 "(장애학생이)사회인의 한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는 역량을 키워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이를 우선순위에 두고 추진해 실효성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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