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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슈뢰더 前총리 접견 "독일 과거사 사죄, 동북아에 큰 시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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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13  10: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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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12일 "독일의 과거사에 대한 진정한 사죄 및 주변국과의 화해·협력 추진 사례가 동북아 지역에 시사 하는 바가 크다"며 과거사 성찰로 논란을 종식한 독일의 사례를 높이 평가했다. 이는 답보상태인 한국과 일본의 과거사 현안을 에둘러 강조한 표현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본관에서 오후 5시부터 35분간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를 접견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슈뢰더 전 총리는 자서전 '문명국가로의 귀환' 한국어 번역본 출간을 기념하기 위해 방한했고, 전직 독일 정상으로서 문 대통령을 예방했다. 두 정상은 한독 양국관계 발전, 사회개혁, 역사를 올바르게 직시하고 기억하는 노력의 중요성 등에 의견을 나누었다고 박수현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문 대통령은 슈뢰더 전 총리에게 자서전 한권과 커피원두 분쇄기를 선물 받았다. 슈뢰더 전 총리는 "대통령께서 커피를 좋아하신다고 들었다. 일하다 커피 생각이 날 때 최고의 커피 맛을 보시라고 커피를 가는 기계를 갖고 왔다"고 웃었다.

  문 대통령은 책 소개를 들은 뒤 "자서전 한국어 번역본 출간을 축하한다"면서 "총리가 직접 경험하고 자서전에서 다룬 분단과 역사문제, 포괄적 사회노동개혁, 탈원전 문제 등은 우리 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정책방향과 일맥상통하거나 참고가 된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슈뢰더 전 총리가 전날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쉼터 '나눔의 집'을 방문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독일은 과거사에 대한 진정한 반성으로 과거 문제를 이해하고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데 아직 우리는 그 문제들이 완전하게 해결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현재 진행형으로 남아있는 한일 위안부 합의 논란과 강제징용 피해자의 민사청구권 등 한국과 일본의 과거사 문제에 대해 에둘러 아쉬움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슈뢰더 전 총리는 "뒷세대가 과거의 역사적인 일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반성하는 것은 당연하며, 과거를 직시하는 것이 관련국간의 진정한 협력관계 발전에 기반이 된다"고 말했다.

  슈뢰더 전 총리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과 만난 소감을 밝히면서 "할머니들은 '우리는 증오도 없고, 복수를 원하지 않는다. 다만 역사에 있었던 일들을 일본으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것이 전부'라는 말씀을 하셨다"며 "그 분들의 고통이 역사적으로 인정받아야 한다는 것을 함께 나누고 왔다"고 말했다.
 
   슈뢰더 전 총리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와의 만남에 이어 감동한 것은 영화 '택시운전사' 관람"이라고 말했다. 슈뢰더 전 총리는 전날 김황식 전 국무총리, 영화 속 실존인물이었던 고 김사복씨의 아들 김승필씨 등과 눈물을 흘리며 영화를 감상했다.

  영화 택시운전사는 1980년 5·18일 광주 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한 작품으로 평범한 택시운전사가 광주 현장을 취재하던 독일 외신기자 위르겐 힌츠페터를 손님으로 태우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13일 서울 시내 영화관을 찾아 고인이 된 위르겐 힌츠페터를 추모하면서 그의 가족과 영화를 관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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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뢰더 전 총리는 "이 영화에서 가장 감동했던 것은 청년들이, 젊은 사람들이 용기를 내서 죽음을 무릅쓰고 민주주의를 쟁취해내는 모습이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저도 택시운전사 영화를 보면서 광주시민의 숭고한 희생과 용기를 다시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지만, 위험을 무릅쓰고 광주의 진실을 알린 힌츠 페터 기자의 노력도 광주를 계승하게 된 큰 힘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독일이 고비마다 한국 민주주의를 위해 노력해 준 것에 감사하다. 광주 민주화운동은 당시엔 좌절한 것처럼 보였지만 끝내 한국의 민주주의로 이어졌고, 최근 한국의 민주주의가 무너졌을 때 이를 다시 일으켜 세운 촛불혁명의 원천이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과 슈뢰더 전 총리는 한국과 독일의 역사적 인연에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문 대통령은 "독일이 다양한 경제지원을 제공해 한강의 기적을 이루는 데 도움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독일 의회가 김대중 전 대통령 구명운동을 전개했던 사례와 같이 한국의 민주화에도 기여했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슈뢰더 전 총리의 '포괄적 사회노동개혁'이 독일 경제와 경쟁력을 살려내고, 오늘까지 독일 경제를 견실하게 이끄는 원동력이 되었으며, 많은 사람들이 총리의 업적을 두고두고 기억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슈뢰더 전 총리는 "지금 문재인 정부가 노사정위원회 등을 통한 사회적 대타협을 이루려는 시도는 분명 옳은 일이며, 지금의 독일이 이러한 시도가 옳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지만, 한편으론 이를 추진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잘 알고 있다"면서도 "문 대통령이 사회적 대타협을 추진하는 것은 반드시 그만한 가치가 있다. 정치지도자의 자세는 국가와 국민의 미래를 위해 비전을 갖고 현실을 극복해 내는 것이다. 개혁의 결과는 몇 년 후에 생기겠지만, 그 개혁의 결단은 지금 해야 한다는 것이 나의 경험"이라고 조언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 새 정부가 추진하는 최저임금 인상,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창출, 소득주도 성장, 포용적 성장 등은 기존의 경제기조를 바꾸는 것이어서 불안을 느끼는 국민들도 있는 것이 사실이나 소통과 설득을 통해 그러한 불안을 해소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면서 "성과는 몇 년 후에 나타나는 것이지만 이 개혁이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는 믿음을 지금 우리 국민에게 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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